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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이 상하는것 '산패'
    요리 2024. 3. 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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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름이 상하는것 '산패'

     기름은 상하기 쉬운 식품이다. 튀김을 하거나 보존 상태가 좋지 못하면 빠른속도로 상태가 나빠진다. 탁한 갈색으로 변색되고 끈적해지며 불쾌한 냄새를 풍긴다. 이것을 '상한'상태 혹은 '기름의 열화'라고 부른다. 열화는 산화가 원인이기 때문에 '산패'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열화가 진행되어 먹을 수 없게 되는 상태를 '기름의 변패'라고 한다.

     

     기름은 공기에 노출되면 산패가 시작된다. 기름의 불포화지방산과 산소가 만나면 분자의 이중결합에서 수소만이 떨어져 나가는데 그 자리에 다시 산소가 들어가 다른 물질을 생성하게 된다. 그 생성물은 주변의 불포화지방산과 반응하여 일부는 히드로과산화물로, 나머지는 불포하지방산과 결합하여 산화를 진행시킨다. 이렇게 불포화지방산은 도미노처럼 산화, 분해, 새로운 물질의 생성을 진행해 나가는데 한 번 시작되면 전체가 산화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히드로과산화물은 불안정한 물질이므로 더욱 산화, 분해되어 알데히드, 케톤, 유리 지방산이 된다. 혹은 분해되지 않고 서로 결합하여 점성이 있는 물질을 만들어 낸다. 부엌의 환기팬에 들러붙은 갈색의 끈적한 기름때는 중합된 기름의 흔적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들이 열화된 기름의 불쾌한 냄새와 이상한 맛, 변색, 끈적거림의 원인이 된다. 기름은 열이 더해지면 한층 더 빨리 산화된다. 이외에도 물, 단백질, 빛, 금속이온등의 다양한 것들이 기름의 산화를 촉진시킨다.

     

     튀김을 할 때 기름의 표면은 공기에 노출되어 있고 식재료에선 물이 나온다. 냄비 바닥에서는 고열이 더해지기까지하니 기름은 순식간에 열화될 수 밖에 없다. 철 혹은 구리로 만든 냄비를 사용할 때 나오는 금속이온, 동물성 단백질의 튀김재료 또한 산화의 원인이 된다.

     

     이런 기름으로 만든 튀김은 맛이 없을 뿐만 아니라 소화가 잘 안되고 명치가 쓰리고 아픈 증상도 일어날 수 있다. 산패된 기름으로 조리한 것을 먹으면 식중독과 같은 증상을 일으키고 간을 나쁘게 하는 경우도 있으니 유의 해야 한다.

    *추가로*

     기름이 산패되었는지 가장 알기 쉬운 방법은 튀김의 기포를 통해서다. 새로운 기름으로 튀기면 재료 주변에만 세차게 기포가 나고 꺼내면 기포가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재료를 넣었을 때 냄비 전체에 잔거품이 계속 생긴다면 주의해야 한다. 기름이 열화 되어 끈적거린다는 증거이다. 또한, 상한 기름은 냄새가 남는데 튀김이 식은 상태에서도 냄새가 난다면 기름이 많이 상해 있다는 얘기다.

     

    산패는 멈추지 않는다.

     요리가 끝난 식품이라 할지라도 기름의 산화는 계속 진행된다. 오래된 튀김은 속재료가 멀쩡하더라도 튀김옷의 기름이 산화되면서 불순물이 많아져 소화가 안되거나 기타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흔한 예시로 시중에 판매되는 과자들은 기름으로 튀겨낸것이 많다. 그 중 대표적으로 감자칩을 보게되면 약 35%의 기름이 포함되어있는데 이 기름은 얇은 감자의 표면 전체를 덮고 있으며, 공기와 빛에 노출 되는 면적이 넓어서 산화되기 딱 좋은 모양을 하고 있다. 과자를 만드는 업체들은 신선한 기름을 사용하고, 공기와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포장하는 등 기름이 열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소비자가 봉지를 열고 그대로 방치해두면 당연히 산화가 시작된다. 도넛이나 기름으로 튀긴 라면 역시 산화되기에 주의해야한다.

     

    좋은 기름, 나쁜 기름.

     기름의 상태를 구별하는 방법은 많은데 가장 대표적으로 을 통해 구별해 내는 것이다. 익숙한 황금빛과 어두운 갈색의 기름이 같이 있다면 어느쪽이 좋은 기름이고 나쁜 기름인지 구별해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외에도 연기로도 기름의 상태를 알 수 있는데 보통 샐러드유는 230℃ 정도, 튀김용 기름은 200℃ 정도에서 연기가 난다. (기름에서 연기가 나는 온도는 '발연점' 이라 칭한다.) 그러나 산화가 진행되어 불순물이 많은 기름은 낮은 온도에서도 연기가 난다. 아직 기름이 뜨겁지 않은 상태인데 연기가 난다면 이미 상해 있다는 증거다. 이런 상태에까지 이르렀다면 건강을 위해 폐유처리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튀김을 할 때 한 번 부은 기름을 2~3회 정도 재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튀김용 기름을 오래도록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요령 중 하나는 튀김 찌꺼기를 빠짐없이 제거하는 것이다. 찌꺼기가 냄비 밑바닥에 가라앉아 타게되면 그만큼 산화가 빨리 진행된다.

     이미 사용한 기름에 새로운 기름을 첨가해 튀김을 하거나, 조리 도중에 새로운 기름을 첨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기름의 산화작용은 연쇄적으로 일어나기 떄문에 오래된 기름에 새로운 기름을 넣는다 해도 기름이 다시 신선해지것은 아니지만 산화속도를 조금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

     

     요리가 끝나고 재사용을 위해 기름을 보관하려면 식기 전에 용기에 담아놓는 것이 좋다. 옮길 때에는 반드시 필터를 통해 찌꺼기를 제거하고 용기는 스테인리스나 알루미늄, 유리로 된 제품처럼 금속 이온이 나오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밀봉하여 온도가 낮고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장소에 두도록 한다. 제대로 보존해도 내부에서는 천천히 산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장시간 버려두면 안된다.

     

    끝으로.

     한번에 여러가지 재료를 튀길것이라면 채소에서 어패류 순으로 튀기는 것이 좋다. 채소는 저온에서 긴 시간에 걸쳐 속까지 고루 익히는 것이 좋고 어패류는 고온에서 짧게 튀겨내는 편이 좋기 때문인데. 가장 큰 이유로는 튀기는 사이에 기름이 변하기 때문이다. 음식에 포함된 수분과 단백질은 기름을 열화 시키기 때문인데 특히 동물성 단백질과 생선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불포화지방산과 생선의 체액은 기름을 매우 나쁘게 만든다.

     

     열화된 기름에서는 역한 냄새가 날 뿐더러 맛이 강하고 냄새가 있는 재료를 계속 튀기면 재료가 가진 향이 기름으로 옮겨가는것 또한 주의해야할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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